D2C 사례(해외)

식료품 업계의 우버, D2C 기업 인스타카트(Instacart)

hundori 2020. 12. 21. 15:46

코로나19로 인해 집밖으로 나가기 두려운 세상이 되었다. 하지만 신선한 식재료를 구입하기 위해서는 슈퍼나 마트에 가서 장을 봐야 하는데 시간도 없고 또 괜히 나갔다가 혹시라도 코로나에 걸리지 않을까 고민이 된다. 이런 사회적 분위기로 인해 미국에서도 온디맨드 방식의 식료품 배달업체가 인기를 모으고 있다.  

최근 언론으로부터 식료품 업계의 우버라고 불리는 D2C 기업 인스타카트는 바쁜 주부와 직장인들을 위해 고객의 집 근처 마트나 슈퍼마켓에서 대신 장을 봐주고 배달까지 해주는 온디맨드 방식의 식료품 배달 서비스 기업이다. 고객이 인스타카트 앱을 켜면 8km이내 매장이 보여지고 매장을 선택하고 원하는 식료품을 주문하면 초록색 티셔치를 입은 쇼퍼(Shopper)가 해당 매장을 방문해서 고객이 주문한 물품을 대신 구매해 1~3시간 이내에 주문제품들을 집으로 배송해준다.

 

따라서 인스타카트는 대규모 창고도 없고 배달 차량도 없다. 물류나 운송비용이 전혀 발생되지 않고 재고 부담도 없다. 인스타카트는 기존의 거대 식료품 배달업체인 웹벤이나 릴레이푸드가 수억 달러의 손해를 보고 파산한 이유가 기존 유통업체와의 치열한 경쟁과 과도한 물류관리 비용이었다는 점을 파악하고 이를 개선하는 플랫폼 모델을 만들었다. 코스트코나 월마트 같은 유통업체들은 인스타카트의 경쟁업체가 아닌 협력업체가 되었다. 인스타카트는 월마트, 세이프웨이, 코스트코 등 300여 개 대형업체들은 물론 미국 내 1 5000여 곳의 그로서리 스토어와 연계해 약 배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벤처캐피탈인 앤드리센 홀딩스의 투자를 포함하여 현재까지 약 16억 달러 가까이 투자를 받았으며 202010월 기준 인스타카트의 기업 가치는 177억 달러로 추정된다.

 

 

인스타카트는 2012년에 아마존 엔지니어 출신인 아푸바 메타(Apoorva Mehta)가 창업하였다. 인도에서 태어나 캐나다에서 자란 메타는 워털루 대학에서 엔지니어링을 전공하고 블랙베리와 퀄컴에서 엔지니어로 근무했다. 그 후 아마존에서 공급망 엔지니어로 근무하면서 아마존의 주문 처리 시스템 개발을 담당했다. 2010년 아마존을 퇴직한 메타는 수십번의 실패에 굴하지 않고 2012년 인스타카트를 창업하면서 30대 중반의 나이에 억만장자의 반열에 들어섰다. 그는 코로나가 사람들이 식료품과 전자 상거래에 대해 생각하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어 놓았다. 우리는 Instacart가 지금의 위기후에도 오랫동안 사람들의 삶에서 중요한 역할을 계속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한다.

 

인스타카트 고객은 하나의 매장뿐만 아니라 다양한 매장에 있는 채소, 과일, 우유, 시리얼 등 50만 개가 넘는 식품과 잡화를 주문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홀푸드에서 신선한 과일을, 세이프웨이에서 우유를, 코스트코에서 시리얼 등을 지정하여 주문할 수 있다는 게 인스타카트의 장점이다. 주문한 상품은 쇼핑을 대행하는 쇼퍼(Shopper)에게 전달되며 쇼퍼는 전달받은 주문 상품을 확인하고 매장에서 고객 대신 구매한 다음 본인의 자동차를 이용해 고객 집앞까지 배송해 준다.

배달 수수료는 상품 개수와 배송 시간에 따라 달라진다. 최소한 10달러 이상을 구입해야만 배달이 가능하며, 배달 수수료는 1시간 이내 배달은 14.99달러, 2시간 이내는 3.99달러이다. 35달러 이상 구매하게 되면 무료로 배달해 주는 연회비 99달러짜리 인스타카트 익스프레스 등 다양한 요금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결국 소비자들은 소정의 배달료만 내면 따로 시간을 내지 않고도, 차량을 이용해 무거운 짐을 들지 않아도 믿을만한 제품을 집에서 간편히 받아볼 수 있는 것이다.

쇼퍼(Shopper)로 불리는 배달맨은 인스타카트의 직원이 아니라 파트타임으로 고용된 일반 아르바이트생입이다. 이는 우버 드라이버 방식을 차용한 것으로 쇼퍼로 일하기를 희망하는 사람은 누구나 인스타카트에 지원할 수 있다. 나이, 학력에 제한이 없어 누구나 신청이 가능하며 서류 심사와 면접을 거쳐 일정 시간 교육을 받은 후 일을 할 수 있다. 무엇보다 쇼퍼들이 자유롭게 근무 요일과 근무 시간을 지정할 수 있어 편리하다. 시간제 일자리를 원하는 20~30대의 젊은층이 주류를 이루고 있으나 은퇴 후 고정적인 일을 원하는 50~60대 중장년층도 활동하고 있다.

쇼퍼들의 근무 시간대가 고정되지 않기 때문에 고객들의 주문을 수용할 수 있는 쇼퍼 확보와 체계적인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해졌다. 이용자 수가 많지 않을 때 수작업으로 가능하였으나 점차 이용자 수가 늘어나면서 인공지능을 기반한 쇼퍼 관리 시스템을 활용하고 있다. 쇼퍼의 위치를 GPS로 파악하여 시간과 날씨 등의 요인과 과거 사례 데이터의 패턴을 머신러닝을 활용하고 분석해 최적화된 쇼퍼 배정 체계를 제공하고 있다.

 

최근 인스타카트는 식료품 브랜드를 위한 마케팅 및 프로모션 대행 등 다양한 시도를 진행하고 있다. 제러럴밀스, 펩시, 네슬레 등과 제휴하여 고객들이 해당 업체의 제품을 살 경우 무료로 배달해 주거나 할인을 제공하고 있다. 이들 업체들이 마케팅을 위해 웹사이트에 쿠폰이나 광고를 올리는데 이로 인해 발생하는 수입이 인스타카트의 전체 매출의 약 15%에 달하고 있다. 또한 개인에 맞는 맞춤형 식재료와 조리법을 제공하는 플레이트조이(PlateJoy)와 협력하여 식재료 시장에도 진출하였다.

인스타카트는 전형적인 플랫폼 기업이다. 플랫폼 기업은 직접 제품이나 서비스를 만들지 않고 서로 다른 사이드에 있는 2개 이상의 그룹을 서로 연결시켜 여기서 발생하는 트랜잭션을 통해 중개수수료를 받는 것이 일반적이다. 인스타카트의 수익모델 역시 전형적인 플랫폼 기업과 유사하다. 인스타카트의 수익모델은 다수의 파트너 기업으로부터 받는 그로서리 파트너 fee와 일종의 광고비인 플레이스먼트 fee로 구분할 수 있다. 그로서리 파트너 fee는 대략 구매액의 3% 정도로 추정되고 있는데 구매 건당 평균 2.25달러 정도이다. 그로서리 파트너 fee는 온라인 페이지의 상품 위치에 따른 광고비인데 특정 브랜드에서 신제품 출시시 인스타카트와 함께 파격적인 할인혜택을 제공하는 공동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신선식품 배달사업은 미국뿐 아니라 한국에서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국내에서는 마켓컬리의 새벽배송, 쿠팡의 로켓프레시, 이마트의 쓱배송, 배달의 민족 B마트 등이 치열하게 경쟁중이다. 코로 19로 인해 배달이 보편화 되고 편리함과 프리미엄을 추구하는 편리미엄족이 늘어나면서 신선식품과 생활가정용품을 즉시 배송하는 퀵커머스 시장은 앞으로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