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전환

2020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Q&A

hundori 2020. 12. 30. 17:58

1.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긍정적으로 적용된 사례와 부정적으로 적용된 국내 대기업 사례가 있으면 소개해 주셨으면 합니다.

 

강연이나 워크숍 진행시 가장 많이 받은 질문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국내 대기업이나 공공기관의 성공 사례를 소개해 달라는 것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국내에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성공 사례는 아직 없습니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부정적으로 적용된 국내 사례는 말씀드리기 어렵겠지만 하면 안되는 접근방법에 대해서는 말씀드리겠습니다.

 

첫째,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추진 전략과 디지털 혁신 과제를 사내 IT 지원부서에 일임하는 경우입니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전사 경영전략 차원의 대대적인 대전환 작업으로 필요에 따라서는 업의 개념과 비즈니스 모델 등 모든 레거시 자원을 바꾸는 작업입니다. 따라서 그동안 SM, SI, 보안, 네트워크 관리 전산관리 운영 업무를 담당해온 IT 지원부서에 IT를 잘 안다는 이유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 대한 모든 업무를 맡기는 것은 적합하지 않습니다. 경영기획부서나 전략부서에서 우리 기업에서 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필요한지, 어떤 업무에 필요한지, 이를 통해 우리 기업의 업의 개념이 어떻게 변화해야 하는지, 새로운 고객을 어떻게 발굴할 것인지에 대한 전반적인 계획이 명확하게 수립되고 최고 경영진의 디지털 기업으로의 전환에 대한 확고한 의지와 신념이 뒷받침돼야 합니다.

둘째, 각 계열사나 부서별 디지털 관련 실적을 보고받는 행위입니다. 이는 전형적인 오프라인 관점에서의 접근 방법입니다. 예를 들어 유통계열사는 이번달에 아마존고와 같은 무인매장을 준비중이고, 호텔/리조트 계열사는 다음달에 로봇 안내원을 준비한다고 하고, 금융 계열사는 자연어처리기반의 인공지능 챗봇을 도입하겠다는 보고를 마치 경쟁하듯 올리는데요….겉으로 보기에는 전사적으로 디지털 전환 작업이 활발하게 진행중인 것으로 보이지만 전체적인 큰 그림이나 구체적인 전략 방향없이 계열사별로 단독 플레이를 하다보니 중복 투자, 시너지 창출 부족, 부서간 이기주의 등 전형적인 디지털 립스틱 사례만 나오고 있습니다. 계열사 대표나 부서장은 디지털 전환에 대한 의지가 없는데 위에서 챙기니까 이런저런 디지털 관련 프로젝트를 억지로 만든 일종의 쇼잉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러한 사내 문화와 접근 방법으로는 디지털 기업으로 전환하기는 매우 어렵다고 할 수 있습니다.

  

 

2. 인공지능의 확산에 따른 미래 업무의 변화 방향이 궁금합니다.

 

2016년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대국 이후 국내에서 인공지능은 어떤 신드롬 같은 현상을 낳았습니다. 인공지능의 가능성과 잠재력은 인정하지만 인공지능이 인간을 대체한다거나 사람의 일자리를 뺏어간다거나 인간의 지능을 초월한다거나 하는 의견에는 동의하기 어렵습니다.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 디지털 기술을 도입했다고 그 회사가 하루 아침에 디지털 기업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또한 사람은 앉아서 지시만 하고 기계나 로봇이 일하는 풍경은 보기 어려울 것입니다. 인공지능 역시 인간의 업무를 스마트하게 도와주는 일종의 고도화된 Tool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인공지능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존 매카시 교수는 AI 를 '지능적인 컴퓨터 디바이스를 만들기 위한 과학과 공학(the science and engineering of making intelligent machines)' 으로 정의한 바 있습니다. 인공지능의 도입으로 인간은 반복적이고 비생산적인 업무를 알고리즘과 기계에 맡기고 좀 더 생산적인 업무, 창의적인 업무에 시간을 더 쏟으면 됩니다. 인공지능이 X레이나 CT 영상을 의사보다 빠르고 정확하게 분석한다고 해도 영상의학과 교수가 필요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영상의학과 교수는 인공지능이 분석한 자료를 바탕으로 이전보다 더 많은 진단을 정확하게 내릴 수 있는 것이죠.

 

 

3. 자동화로 대체되는 과정에서, 고려해야할 중요 포인트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고객이 말하지 않는 숨어있는 욕구나 고충사항을 발견하여 이를 해결하는 데 더 집중해야 합니다. 스티치픽스 사례를 유심히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패션계의 넷플릭스라고 불리는 미국의 스티치픽스는 150여가지 세부적인 고객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정교한 추천 알고리즘과 휴먼 스타일리스트가 협업하는 방식의 서비스를 제공중인데요스티치픽스의 인공지능 전문가와 데이터 분석가들이 이용자의 반복 구매 행태, 선택 및 반송 내역, 의류 수정 및 보정 요구 사항 등과 같은 특별 추가 서비스 내역, 구매 이력 데이터를 알고리즘에 추가적으로 입력하면 고객에게 적합한 최적의 결과가 도출됩니다. 하지만 상품 선정에 있어 전적으로 데이터 알고리즘에만 의존하지는 않습니다. 3,900명에 달하는 스타일리스트는 알고리즘의 선택을 무시하거나 변경할 수 있는 옵션을 가지고 있으며 최종 박싱 작업도 직접 담당합니다. 왜냐하면 '대학교 동창 친구 결혼식에 입고 갈 야외용 드레스를 추천해 주세요', ‘현재 임신중인데 부모님 은혼식에 어린 자녀와 함께 입고 갈 옷을 추천해 주세요와 같은 고객의 특별힌 요청사항을 헤아리는 작업은 여전히 감정이 없는 데이터보다 인간의 감성에 의존해야 하는 영역이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자동화, 지능화가 진행된다고 해도 이처럼 고객해결과제가 무엇인지 끊임없이 고민하고 진화시켜야만 계속해서 고객의 선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4. (디지털화 경험이 매우 부족한) 유통회사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전략, 유의사항은 무엇이 있을까요?

 

리테일 분야는 오프라인 브랜드와 디지털 네이티브간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여집니다. 지속적인 영속 기업으로 진화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고객접점에서 생성되는 고객의 세밀한 데이터(Micro Data)를 어떻게 수집하고 분석하고, 그에 기반한 고객중심적인 제품/서비스의 오퍼링을 어떤 채널로 제공할지에 대한 고객여정을 다시 살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전통적인 기업은 오프라인(매장, 유통망, 생산시설과 기계장치 기반의 공장 등)을 중심으로 고객을 획득하고, 오프라인을 중심으로 제품/서비스의 오퍼링이 일어나지만 앞으로는 고객과 관련된 세밀한 데이터(정형 + 비정형 데이터)를 수집하여, 그들이 정말로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찾아 새로운 제품/서비스로 다시 선순환하여 고객가치를 획득하는 프로세스로 전환해야 합니다. 오프라인과 온라인 채널을 통해 수집된 광범위한 데이터에 기반하여 철저히 고객에게 필요한 해결책(Solution)에 대한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이를 실천해보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5. 디지털 기업으로 전화하기 위해서는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 대한 최초의 단초는 MIT 미디어랩의 창시자인 니콜라스 네그라폰테 교수의 'Being Digital'에서 시작된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 책이 나온 시점이 1995년이니 벌써 25년전에 네그로폰테 교수는 비트의 세상에 대해 이야기하며, 여러 사례를 통해 이 비트들의 모음이 기업들에게는 자산(Asset)이 될 수 밖에 없고, 고객들은 이 비트들의 모음을 통해 기존 아톰 경제에서 볼 수 없었던 새로운 고객경험을 획득할 수 있다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이제 모든 기업은 업종이나 형태를 막론하고 이제 디지털 기업이라는 점을 인정해야 합니다. 고객의 구매경험이 마이크로 모먼츠로 이동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마이크로 모먼츠는 구글이 전 세계 56개 국가에서 40만 명 이상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담은 <컨슈머 바로미터 2015>를 통해 처음 공개된 개념으로, 궁금한 정보나 갖고 싶은 물건 등을 스마트폰으로 검색해 '즉각적으로 욕구를 해소하는 매우 짧은 찰나의 시간을 뜻합니다. 다시 말해 새로운 것을 배우거나, 발견하거나, 시청하거나, 검색하거나, 여행하거나, 구매하고 싶을 때 스마트폰을 통해 이러한 욕구를 바로 충족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디지털 시대에 대비하기 위해 모두가 다 코딩을 배우거나 인공지능 개발자가 되려고 하기 보다는 이미 잘 나와있는 디지털 툴을 용도에 맞게 잘 사용하는 디지털 리터러시 역량과 새로운 것을 과감하게 받아들이는 도전과 실험정신을 통해 마이크로 모먼츠 시대에 맞게 진화하고 대응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계속해서 기존 고객의 pain points를 찾아내고 디지털 기술을 통해 이를 해결할 수 있는 wow 아이디어를 도출하여 기존 고객의 만족도를 제고하고 새로운 고객을 확보하는 전략을 실행해 보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