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전환

2021년은 디지털 전환 성과 측정의 원년이 될 것인가?

hundori 2020. 12. 26. 08:26

지난 몇년간 대기업 임원이나 교육 담당자들을 만나보면 공통적인 고민을 확인할 수 있다. 디지털 조직으로 변화하고 혁신해야 한다는 큰 방향성에는 다들 고개를 끄떡이지만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어디서부터, 어떻게, 얼마만큼 추진해야 하는지는 잘 모르겠다는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단지 제품이나 서비스 분야의 디지털화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제품, 마케팅부터 운영관리 프로세스, 조직문화, 비즈니스 모델까지 기존 조직의 거의 모든 분야에서 이뤄져야 하기 때문이다.

일부 기업에서는 사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추진 전략과 디지털 혁신 과제를 내부 IT 부서에 모두일임하는 경우를 많이 볼 수 있다. 이는 대표적인 잘못된 DX 적용 사례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전사 경영전략 차원의 대대적인 대전환 작업으로 필요에 따라서는 업의 개념과 비즈니스 모델 등 모든 레거시 자원을 바꾸는 작업으로 그동안 SM, SI, 보안, 네트워크 등 전반적인 IT운영 업무를 담당해온 IT 지원부서에 IT 기술에 대해 잘 안다는 이유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 대한 업무를 모두 맡기는 것은 적합하지 않다. 먼저 경영기획부서나 전략부서에서 우리 기업에서 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필요한지, 어떤 업무에 필요한지, 이를 통해 우리 기업의 업의 개념이 어떻게 변화해야 하는지, 새로운 고객을 어떻게 발굴할 것인지에 대한 전반적인 계획이 명확하게 수립되고 최고 경영진의 디지털 기업으로의 전환에 대한 확고한 의지와 신념이 뒷받침돼야 한다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시작은 처음부터 대규모의 프로젝트로 진행하기보다는 작게 시작하여 고객의 피드백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접근방식이 필요하다. 특히 오픈 이노베이션, 린 스타트업, 애자일 방법론, 디자인 씽킹을 적극 활용하여 실행에 중점을 두고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추진해야 한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국가 차원에서도 중요한 어젠다가 되었다. 영국, 미국, 독일, 중국 등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 대응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과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영국은 20173‘UK Digital Strategy’를 발표하고 선두 디지털 기술 분야를 집중 육성하여 최고 수준의 디지털 경제를 이끌기 위한 국가 차원의 디지털 전략을 수립하였다. 미국은 공공부문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가속화를 위해 20174, 미국 기술위원회(American Technology Council) 창설을 위한 행정 명령을 공표하고 연방 정부의 디지털 기술 사용 및 디지털 기술을 통한 서비스 제공에 대한 추진방향을 수립하였다. 제조강국인 독일은 정보통신기술(ICT)과 제조분야의 융합을 통해 인더스트리 4.0(Industry 4.0)’이라는 제조업 혁신전략을 수립하고 이를 통해 대기업-중소/중견기업간 협업 생태계 구축’, ‘IoT 기반의 제조업 혁신’, ‘제품개발 및 생산공정 관리의 최적화와 플랫폼 표준화등을 추구하고 있다. 중국은 20155월 정부차원의 국가전략으로 중국 제조 2025를 발표하고 혁신역량 제고, 품질 제고, IT와 제조업 융합, 녹색성장의 4개 과제에 대한 정량적인 목표치와 목표수준을 설정하였다.

해외 주요 국가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전략

미국의 리서치기업인 포레스터 리서치는 디지털 시대의 기업 유형을 디지털 약탈자(Digital Predators), 디지털 트랜스포머(Digital Transformers), 전통적 공룡(Traditional Dinosaurs)으로 정의하고 있다. 디지털 약탈자 그룹은 디지털 시대에 최적화된 조직 문화와 이머징 기술을 활용하여 기존 전통기업의 시장을 차지하거나 또는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는 기업으로 구글, 아마존, 넷플릭스, 테슬라 등이 해당된다. 디지털 트랜스포머 그룹은 전통적 비즈니스 모델과 이머징 기술을 결합하여 고객에게 새로운 가치와 고객 경험을 제공하여 기존에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는 기업으로 디지털 전환에 성공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는 로레알, 버버리, 스타벅스 등이다. 마지막으로 전통적 공룡 그룹은 기존의 비즈니스 모델과 사업 방식을 고수하는 전통기업으로 새로운 변화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혁신을 거부하고 레거시 자원을 지키려는 대부분의 리테일, 제조, 금융사 등이 해당된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가속화에 따라 이제 기업과 조직은 전통적 공룡에 머물기 보다는 디지털 트랜스포머로 과감하게 변신해야 한다. 계속해서 전통적 공룡에 머물다가는 디지털 약탈자와 디지털 트랜스포머에게 경쟁력에서 밀릴 것이고, 더 이상 생존이 불투명해지기 때문이다. 

 

 

산업내 급격한 디지털화로 인해 점진적인 변화가 아닌 기존과 다른 방식의 경영, 비즈니스 모델, 협력, 고객관계 등의 전 분야에서 대대적인 디지털 전환의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과거 몇년 동안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무엇이고 왜 중요한가?”를 논의했다면 다가오는 2021년은 디지털 기술을 현실에서 어떻게 적용하고 성과를 어떻게 측정할지가화두가 될 것으로 보인다. 디지털 기술을 말이나 이론만이 아닌 실제 기업 현장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기업내 IT 관련 부서가 더이상 전략이나 마케팅부서를 지원하는 후방지원이 아닌 비즈니스 전면에 나서서 디지털 기술 전략(Digital Technology Strategy)을 수립하고 이를 이끌어나가는 역할을 수행할 필요가 있다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현실에 적용할 때 염두해야 할 4가지 전략을 소개하고자 한다

 

1. 품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전략 

첫 번째, 제품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전략이다. 기존 제품과 서비스에 디지털 기술을 접목시켜 제품 정보를 실시간 파악하고 원격적으로 조작, 관리할 수 있으며, 제품 사용에 따라 얻어진 데이터를 기반으로 상품기획과 서비스 연계지원이 체계적으로 이뤄져야 한다제품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서 중요한 것은 제품과 서비스에 단순히 디지털 기술을 접목시키는 것이 아니라 사고방식 변화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점이다. 기업이 수십 년간 해오던 제품 중심(Product Feature) 사고방식에서 고객이 정말로 원하고 필요로 하는 '고객해결 과제(Jobs to be Done) 중심 사고방식으로 전환하는 것이 중요하다. 데이터에 기반해 고객에게 필요한 해결책이 무엇인지를 고민하고 아이디어 실행을 반복할 때 완전히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태동할 수 있기 때문이다.

 

2. 즈니스 모델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전략

두 번째, 비즈니스 모델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전략이다. 조직의 비즈니스 모델에는 반드시 유통기한이 존재한다. 모든 것들이 디지털로 변화되면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등장하고 산업 간의 경계가 사라지면서 경쟁의 강도가 점점 높아지는 상황에서 전통적인 방식의 경영 전략과 비즈니스 모델로서는 생존할 수 없기에 기존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대대적인 재점검이 필요한 시기이다기존 가치사슬 분석, 디지털 기술의 변화, 혁신 기업의 등장 등 비즈니스 모델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내외부의 다양한 변화요인을 분석해 비즈니스 모델을 혁신해야 한다. 채널, 고객관계, 파트너십, 수익모델, 가치제안 등 조직의 비즈니스 모델의 구성요소를 나열해 보고 이중 유통기한이 지난 구성요소는 과감히 버리고 새 것으로 바꾸는 작업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미 해외 기업들은 특정 제품이나 서비스에 마진을 붙여 원가 이상의 이윤을 획득하는 기존 전통적인 비즈니스와 완전히 다른 비즈니스 모델을 구사하고 있다. 인공지능, 빅데이터, 클라우드를 바탕으로 고객 데이터를 자산화하여 새로운 고객가치와 경험을 제공하는 비즈니스 모델로 전환하고 있다.  

 

3. 영 및 관리 프로세스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전략

세 번째, 운영관리 프로세스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전략이다. 이는 기업내 생산, 유통, 조직, 의사결정 커뮤니케이션 등의 기업 비즈니스 프로세스 전반에 걸쳐 속도와 유연성을 확보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를 위해서는 빠르고 유연하며 표준화, 자동화된 방식의 제품 개발, 기술 도입, 운영 관리가 가능한 조직과 전략 프로세스에 대한 프레임워크의 재정의가 필요하다. 세계적인 금융기업 ING는 빠른 의사결정과 조직 운영을 위해 애자일(Agile) 방식을 도입했다글로벌 금융기업 ING는 본사 직원을 13개 부서(tribe)로 재배치시키고, 각 부서 산하에는 마케팅, 데이터분석, 프로젝트 관리, UI 디자인 등 분야별 전문가 9명으로 구성된 스쿼드(Squad)조직을 신설하여 고객과 관련된 상품기획 및 개발, 운영, 관리, 예산집행 등 업무를 수행하게 하였다. 기존의 전통적인 마케팅팀, 채널관리팀, 프로젝트 관리팀 등이 사라지는 대신 수백개의 스쿼드팀이 빠른 의사결정과 실행을 통해 거대 금융기관이 마치 스타트업처럼 빠른 환경 변화에 민첩하게 적응할 수 있게 되었다.

 

4. 케팅, 커뮤니케이션 분야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전략

네 번째,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전략이다. 이를 위해서는 기업 중심이 아닌 고객 중심의 경험을 강화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다시 말해 기존의 푸시 인바운드 형태의 마케팅이 아닌 풀아웃바운드 형태의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하다. 특히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고객행동, 제품 및 서비스 활용 등에 관련한 각종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분석하고 실시간으로 고객의 니즈에 대응해야 하며 기업이 보유한 온오프라인 채널에서 동일한 경험을 제공할 수 있도록 통합된 채널운영 전략이 고려돼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