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전환

세계 최고 디지털 뱅크, DBS의 성공 비결

hundori 2021. 2. 6. 20:36

금융은 고급 가전제품이나 명품 가방처럼 그 자체가 사용자가에게 직접 가치를 제공하는 소비재는 아니지만 모든 산업에 걸쳐 지대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금융산업의 디지털 전환은 기존 산업의 질서와 영역을 재정의할 것으로 보인다. 과거 금융기관끼리 경쟁하던 시대에서 지금은 구글, 네이버, 카카오, 아마존과 같은 테크놀로지 기업은 물론 토즈, 카카오뱅크, 뱅크샐러드, 핑거 등 핀테크 기업과도 경쟁해야 하는 복잡한 상황이다.

강력한 플랫폼과 디지털 기술을 보유한 디스럽터(DISRUPTOR)들은 새로운 가치와 고객경험을 제시하면서 창구 앞에서 차례를 기다리던 고객들을 빠르게 흡수하면서 기존의 금융시장을 파괴하고 있다. 그렇다고 기존 금융기관의 역할이 쉽게 없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신용과 신뢰도를 바탕으로 기존 금융기관이 잘할 수 있는 부분은 여전히 존재하기 때문이다.

세계 최고의 디지털뱅크라는 칭호가 어색하지 않은 싱가폴의 DBS는 기존 오프라인 금융기관이 디지털 뱅크로 전환한 우수 사례로 손꼽힌다. 이 은행의 슬로건은 은행은 신경 쓰지 말고 생활을 즐기자로 고객이 복잡하고 어려운 금융에 신경 쓰지 않고도 라이프스타일을 즐기다 보면 원하는 것을 얻게 된다는 의미다. DBSCIO인 닐 크로스(Neal Cross) “DBS가 추구하는 디지털 뱅킹은 보이는 것을 보이지 않게 만드는 것으로 고객이 미처 느끼지 못하는 사이에 금융서비스가 다가오는 경지를 의미한다고 밝힌바 있다.

 

피유시 굽타, DBS의 디지털 전환을 진두지휘하다

DBS 사명은 ‘The Development Bank of Singapore’로 싱가폴 정부가 투자한 국책은행이다. 1968년 설립된 DBS는 싱가폴뿐 아니라 인도, 인도네이사 등 전 세계 18개 국가에 280개 이상의 현지 법인을 보유중이며 직원 수도 약 2 7,000명에 달하는 거대 금융기관이면서 동시에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디지털 뱅크이기도 하다. DBSBBVA, 웰스파고 등 쟁쟁한 경쟁자를 물리치고 유로머니지()가 뽑은월드 베스트 디지털뱅크(World’s Best Digital Bank)2016년과 2018년에 선정된 바 있다. 2019년에는 더뱅커가 선정한올해의 은행’, 글로벌파이낸스가 선정한세계 최고 은행’, 유로머니가 꼽은세계 최고 은행에 선정되는 영예도 누렸다.

그렇다면 DBS는 어떻게 거대 은행에서 세계 최고의 디지털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었을까? DBS 10년 전만 해도 사람들로부터 느려터진 은행이란 조롱을 받았다. DBS 은행에 처음 부임한 임원이 공항에서 택시를 타고 DBS 은행에 가자고 하자 도착할 때 까지 DBS에 대한 불평을 들을 정도였다. 게다가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로 많은 직원들이 일자리를 잃게 되면서 사내 분위기도 최악이었다.

이러한 분위기는 2009년 전 씨티은행 임원인 피유시 굽타(Piyush Gupta)DBSCEO로 취임하면서 반전되었다. DBS의 혁신 스토리는 CEO인 피유시 굽타에서부터 출발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그의 리더십은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굽타 회장은 은행이 디지털 분야를 소홀히 할 경우 곧 알리바바와 같은 테크 기업에 잠식당할 것으로 생각하고 애자일 방식을 도입하여 DBS27,000명이 근무하는 금융 스타트업으로 만들기 위한 시도를 단행하였다. 굽타 회장은 금융기관이 인공지능이나 빅데이터와 같은 디지털 기술을 도입하고 기존 데이터센터를 클라우드 기반으로 바꾼다고 해서 디지털 기업이 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단언하면서 전통 기업의 디지털 전환이 디지털 립스틱(digital lipstick)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DBS의 디지털 전환을 이끈 피유시 굽타 대표

립스틱을 바르고 메이크업만 한다고 아름다워지는 것이 아닌 것처럼 진정한 디지털 뱅크로의 전환하기 위해서는 업무방식, 고객경험, 제공 프로세스, 커뮤니케이션, 기업전략, 조직문화 등 비즈니스 전반에 걸친 모든 것을 바꿀 마음의 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굽타 회장은 내부에 최고혁신책임자(Chief Innovation Officer) 직책을 새롭게 신설하여 내부 디지털 전략을 총괄적으로 수행하도록 권한을 위임하고 직원들의 디지털 역량 강화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코로나19, DBS의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하다

DBS는 디지털뱅크를 통한 해외 진출을 핵심 전략으로 삼고 인도의 디지털 금융시장에 진출하였다. DBS는 인도 최초의 모바일뱅크인 digibank를 오픈하고 모바일 지갑(e-wallet)은 물론 가상 비서(Virtual assistant) 기능까지 탑재한 최신 버전의 모바일뱅크를 선보였다. DBS 2016년 인도와 2017년 인도네시아에서 스마트폰 기반 금융서비스를 시작하였고 지난 4년 동안에만 44억 싱가포르 달러 (32 6천만 달러) IT 분야에 투자했다.코로나19 팬데믹은 DBS의 디지털 전환을 더욱 가속화시켰다. DBS의 스마트폰 기반 금융 서비스에 가입한 고객은20206~8월 전년 동기 대비 216%P 증가하였고 스마트폰을 통한 자산운용 상품 거래도 같은 기간 217%P 증가했다. DBS20209 "지능형 은행"을 포함한 향후 계획을 발표했다. DBS는 인공지능과 데이터를 이용한 지능형 은행 시대가 도래했다고 보고 지난 4월 고객의 월별 수입과 지출을 분석하는 자산 구축 툴을 개발하고 데이터를 수집하였다.

 

사내 디지털 교육 기관 ‘DBS Future Tech Academy’ 출범

DBS는 직원들의 IT 지식 수준을 높이기 위해 AWS AI 학습 프로그램을 도입하고  AWS는 공동으로 "DBS x AWS Deep Racer League"를 출범시켰다. "DBS x AWS Deep Racer League"를 통해 DBS 3,000명의 직원에게 새로운 인공지능과 머신러닝 기술을 학습할 기회를 제공하였다. 이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동안 DBS 직원은 자율형 모델 경주용 자동차를 프로그래밍하여 새로운 지식을 시험하기 전에 일련의 체험 온라인 자습서에 참여함으로써 인공지능과 머신러닝의 기본 지식을 배우고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기회를 포착하게 된다.

 

 

DBS는 또한 2018년에 소규모 직원 그룹에게 정교한 빅데이터 분석을 가르치는 집중적인 6개월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DBS20211, 사내 디지털 교육 기관인 ‘DBS Future Tech Academy’를 오픈한다고 발표했다. 이 연구소는 세 가지 주요 프로그램인 사이트 신뢰성 엔지니어링, 데이터 처리 및 분석, 애플리케이션 보안에 초점을 맞춰 직원들이 외부 산업 전문가들로부터 최신 기술을 훈련 받고 은행의 기술 프로젝트에 적용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